이명박 대통령과 일선의 학교장들은 학교폭력 자살사건에 대한 함께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2일 청와대에서 전국의 초∙중∙고교 교장 168명과 생활지도 담당 장학사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다.
오명성 대전 둔산여고 교장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학력 신장을 중시 여기면서 학생들이 정말 무엇을 아파하고 무엇을 어려워했는지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며 "학생과 학생, 학생과 학부모,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와 선생님 간의 의사소통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노삼 경기 용인 솔개초등학교 교장은 한 자녀 가정, 한 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조손 가정이 늘어나고 있음을 지적하며 "다양한 가정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을 좀 더 세분화해서 기본 생활습관과 인성교육 측면이 교실은 물론 가정과 지역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역대 정부가 정책을 발표할 때 자라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고심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입시제도나 공교육, 사교육 등 오로지 공부와 관련된 정책만 내놓았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의 성공사례도 공유됐다. 훈련된 학생들이 조정위원회를 열어 갈등 학생들간의 합의나 화해를 이끌어 내는 '학교폭력 예방 또래적응 프로그램(인천 연수초)', 학생 스스로 법정을 열어 학교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자치법정 프로그램'(전북 동암고), 교내 스포츠 리그를 통해 새로운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 있는 충북 내수중 사례 등이 소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학생 및 학부모 등과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지 3일만에 교사들과 같은 주제의 간담회를 가진 것"이라면서 "여기서 수렴한 의견 등을 모아 6일 범정부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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