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을 하루 4만배럴 가량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 고위 소식통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한국이 이란에서 수입하는 원유는 하루 평균 24만7,000배럴이어서 검토 중인 4만배럴은 16%를 조금 넘는 양이다. 이 소식통은 “일본은 한국보다 많은 하루 10만배럴의 이란 원유 수입 축소를 검토 중이며, 중국은 지난달 하루 55만배럴에서 28만5,000배럴로 수입량을 절반으로 줄인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은 국방수권법에 따른 이란 제재 동참을 명분으로 한국 일본 중국 등 주요 이란 원유수입국에 수입 감축을 요구해왔다. 이 같은 한국의 입장에 대한 미 정부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한미 양국이 이 문제에 합의하지 못한 점으로 미뤄 최종 감축량이 4만 배럴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
한국이 검토하는 이란 원유 수입 감축 규모는 미 국방수권법에 따른 제제의 예외로 적용될 수 있는 의회 가이드 라인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방수권법은 원유수입 등을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3국 금융기관의 미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수입량을 ‘상당하게 감축했을 경우’ 예외를 허용한다. 이 상당한 감축의 의미에 대해 제재법안을 주도한 마크 커크와 로버트 메넨데즈 두 상원의원은 구매액 기준으로 최소 18% 감축이라는 입장을 지난달 19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 전달했다.
한국은 이달 중 정부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국내 경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란 원유 수입 감축 규모를 최종 협의할 예정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