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널 끝이 보이는 것인가.
스마트폰 쇼크로 고전해온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휴대폰 사업이 7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출해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3조8,000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54조2,566억원과 영업이익은 2,803억에 달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59% 가량 늘어난 규모다.
실적 향상을 이끈 쌍두마차는 지난해 막판 뒷심을 발휘한 TV와 휴대폰이었다. 먼저 TV 사업 중심의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3조8,000억원에 영업이익은 1,497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계절적 성수기에 편승, 매출은 전분기 대비 18% 가량 늘었다. 평판TV는 분기 사상 최대치인 880만대를 팔았다. 3차원(3D) TV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늘면서 매출 향상을 주도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
가장 고무적인 것은 한때 매출의 70%를 차지했지만 2010년부터 끝없이 추락했던 휴대폰 사업이 드디어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 휴대폰 중심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7,751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을 올렸다. 4분기 판매 수량은 전분기 대비 16% 감소한 1,770만대였지만 수익성 높은 스마트폰 판매가 살아나면서 플러스 성장을 이끌었다.
LG전자가 지난해 11월초 선보인 야심작'옵티머스 롱텀에볼루션(LTE)'은 출시 100일만에 100만대가 팔리며 히트상품으로 올라섰다. 이는 LG전자가 지금까지 내놓은 역대 휴대폰 가운데 가장 빠른 판매 속도. 휴대폰 사업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하지만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주력인 홈 어플라이어스(HA) 부문과 에어컨이 포함된 에어컨 및 에너지솔루션(AE) 분야는 원자재 가격 인상과 환율 영향으로 다소 부진했다.
LG전자는 올해 불확실한 경기전망 속에서도 1조6,000억원의 시설투자와 사상 최대 규모인 2조6,000억원의 연구ㆍ개발(R&D) 투자를 앞세워 공격 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착실하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계획을 세웠다"며 "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3D 스마트TV 등 전략 사업은 물론이고 수(水) 처리와 발광다이오드(LED), 헬스케어 등 미래 성장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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