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사이 시리아 정부군과 반정부 시위대 사이에 벌어진 교전 역시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반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의 턱밑까지 치고 들어오고 중부지역의 일부 도시를 장악하면서 사실상 시리아 전역이 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양상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정부군은 다마스쿠스 동부 외곽 지역에 주둔 중이던 반군에 1월 30일 대대적인 공세를 가해 31일 이 지역의 통제권을 되찾았다. 이 과정에서 100여명이 사망해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 시작 이후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공격으로 기록됐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다마스쿠스 외곽 지역인) 자말카와 아르빈에서 집중적인 총성이 울렸고 정부군의 탱크가 진격하는 것이 목격됐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정부군이 수도 외곽의 통제권을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AP통신은 시리아 현지 기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31일에도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최소 일곱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dpa통신은 2월 1일 정부군이 이 지역에서 집집마다 수색을 벌이며 잔당 소탕 작전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반정부군은 1월 중순부터 집중 공세를 벌여 지난 주 다마스쿠스 동부의 교외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반정부군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관저에서 30분 거리까지 진격했으며 일부 병력은 다마스쿠스 시내에까지 진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160㎞ 떨어진 반정부 시위 중심지 홈스에서도 정부군과 시위대의 충돌이 이어져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이날 반정부군 일부 병력이 중부지역의 라스탄 마을을 장악했고 다마스쿠스 북쪽 외곽의 사이드나야에서는 547년에 지어진 기독교 성지 성모언약교회 건물의 일부가 양측의 충돌 과정에서 파손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시리아 내전에서는 정부군에서 탈영한 장교와 병사들이 중심이 된 자유시리아군(FSA)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소총 등 개인화기로 무장해, 탱크와 전투기를 보유한 정부군에 비해 화력은 열세지만 이미 4만여명에 이르는 병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언론은 "FSA가 시리아의 14개 행정단위 중 최소 6곳에서 전투를 하고 있다"며 "최근 러시아제 RPG-29 등 대전차로켓까지 획득해 정부군 장갑차와 탱크를 공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37개의 대대 규모 부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FSA는 정부군과 전투를 치르는 것 외에도 홈스, 하마 등 반정부 시위 중심지에서 시위대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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