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경(28ㆍ두산)은 핸드볼 남자대표팀의 간판스타다. 20세 때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뒤 벌써 국가대표 8년째다. 1년에 6개월 정도는 합숙훈련을 하고 2~3번은 해외 전지훈련과 대회에 출전한다. 독일과 스위스, 이란, 레바논, 카타르 등 세계 곳곳을 누볐다.
정의경은 지난 26일(한국시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고 있는 제15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센터백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젊은 나이지만 '국가대표의 달인'이 된 정의경이 1일 공개한 원정대회 출전 노하우를 들어봤다.
하나, 멋보다는 성적이다
정의경의 별명은 '꽃미남'이다. 실력과 외모를 갖춘 대형스타다. 한 때 멋을 부렸다. 최고의 미용실을 다녀보기도 했다. 하지만 꾸미는 것을 포기했다. 2년 전에는 머리카락을 자르는 가위까지 구입했다.
정의경은 "예전에는 관중을 의식했지만 이제는 멋을 부리는 것도 귀찮아졌다. 핸드볼 선수는 앞머리가 길면 눈을 찌르기 때문에 불편하다. 미용실을 가는 것도 귀찮아서 가위까지 갖고 다닌다"고 살짝 웃는다.
둘, 따분한 시간을 줄여라
정의경은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길을 철저히 준비했다. 카타르 전지훈련을 포함해 20일간의 긴 여정을 고려해 다양한 볼거리를 챙겼다.
출국 전 서점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샀다. 또 영화 '도가니', '의뢰인', '통증'을 다운로드 해왔다. 국내에 있을 때 드라마를 보지 않지만 '뿌리깊은 나무' 전편을 노트북에 담아왔다.
정의경은 "침대에만 누워 있으면 기분이 다운될 수도 있다"면서 "여가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한다.
그러나 '원정의 달인'도 이번에는 실수를 했다. 카타르 전지훈련 때 노트북 어댑터를 호텔에 두고 오는 바람에 사우디아라비에서는 열심히 책만 읽고 있다.
셋, 오징어ㆍ쥐포ㆍ육포도 챙겨라
해외 원정을 떠나는 모든 종목의 대표팀은 한국 음식은 필수품. 이번 핸드볼 대표팀도 카타르로 출국하기 전에 쌀과 김치, 고추장, 김, 참치캔, 라면 등을 준비했다. 핸드볼 선수들도 외국 음식이 질릴 시점에 국내에서 공수한 음식을 먹고 있다.
정의경은 "선수단이 준비하는 한국음식은 부족하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더 준비해 긴 원정 길에 올랐다.
정의경은 "특히 컵라면은 필수"라면서 "한국에서 많은 것을 준비해도 막상 해외에 오면 금새 없어진다. 이번에 가져온 것도 카타르 전지훈련 때 모두 먹었다"며 웃었다.
제다(사우디아라비아)=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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