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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백 분리의 종언?

입력
2012.02.0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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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흑인과 백인이 인종별로 거주지를 분리하는 관행이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맨해튼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흑백분리 세기의 종언: 1890~2010 미국사회의 인종분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흑인과 백인의 거주지 분리현상이 1910년대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 보도했다.

에드워드 글래서 하버드대 교수와 제이콥 빅도르 듀크대 교수가 미 전역 658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지역이 1970년대에 비해 흑백분리 현상이 줄어들었다. 이중 522곳은 2000년~2010년 사이 흑백 거주지 분리현상이 급격히 사라졌다. 60년대 50%에 달했던 빈민가의 흑인 거주 비율도 최근에는 20%로 낮아지고, 백인만이 살았던 주거지역도 대부분 사라져 흑인과 백인이 거의 균등하게 이웃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흑백의 거주지 분리현상이 이처럼 완화한 것은 다양한 인종의 이민자가 늘고, 흑인들이 도시를 떠나 교외로 이주하는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여기에는 흑인들의 과거 민족대이동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차 대전(1917~1918) 당시 남부에 밀집해 있던 흑인들은 가난과 인종차별을 피해 시카고와 뉴욕 등 대도시로 대거 이주했다. 하지만 대도시 내 인종차별이 심해지고 백인과의 거주지 분리 현상이 두드러지자, 60년대 이후 기후가 따뜻하고 자원이 풍부해 호황을 누리던 남부 선벨트 지역(노스캐롤라이나~캘리포니아)으로 다시 이동했다. 도심 빈민가의 흑인들이 다양한 지역에서 백인들과 자연스레 섞이게 된 것이다. 68년 미 행정부가 공정주거법을 제정해 거주지를 인위적으로 분리하던 정책을 없앤 것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미국이 완전한 흑백 통합을 이루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010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흑인 거주지역 내 흑인과 백인 비율은 45대36인데 비해, 백인 지역 내 흑인과 백인 비율은 7대78로 여전히 백인 주거지의 진입 턱이 높았다. 인구통계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과거에 비해 흑백 거주 분리가 줄어든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 "거주지역 분리 완화로 지역 내 같은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간에 생기는 인종차별은 새로운 사회문제"라고 말했다. 더글라스 매시 프린스턴대 사회학 교수는 "히스패닉과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많이 유입돼 상대적으로 백인과 흑인의 전용 거주지역이 줄어든 것일 뿐 실제 미국 내 흑백통합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개진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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