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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중·고교 곳곳 이색 졸업식 준비/ "밀가루 졸업식? 우린 그런 거 몰라요" 유생 옷 입고… 부모님 발 씻겨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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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중·고교 곳곳 이색 졸업식 준비/ "밀가루 졸업식? 우린 그런 거 몰라요" 유생 옷 입고… 부모님 발 씻겨드리고…

입력
2012.02.0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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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입어보는 조선시대 유생 옷인데 잘 어울리나요?"

전교생이 94명뿐인 경기 용인 남곡 초등학교는 이달 16일 열리는 졸업식을 조금 특별하게 준비하고 있다. 졸업생 14명이 모두 유생들이 입던 전통 옷을 입고 6년 동안 보살펴 준 은사와 부모께 감사의 절을 올리는 '성균관식' 졸업식을 진행하기로 한 것. 졸업생들은 선생님과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전하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준다. 선생님은 졸업생 한 명 한 명에게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명심해야 할 '제자 사랑 10계명'을 전달할 예정이다.

육현균 남곡초 교감은 "지난 한 해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학교문화 선도 학교로 선정돼 교육과정에서 전통문화 예절을 강조해 왔다"며 "단순히 졸업장만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을 매조지하고 또 다른 출발을 준비하자는 졸업식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최근 과격한 놀이와 폭력이 난무하는 졸업식이 문제가 되면서 경기 도내 각 학교들이 톡톡 튀는 이색 졸업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밀가루 졸업식'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고 졸업식을 새로운 출발의 장으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의도다.

용인 동백고는 이번 졸업식날에 도서ㆍ교복 수거 부스를 열기로 했다. 졸업생들은 이 부스에 3년간 사용했던 교복과 교과서, 참고서, 학용품 등을 자율적으로 기증할 예정이다. 수거된 물품들은 재학생들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졸업생들이 3년 동안 신문 사설반, 수학ㆍ논리 탐구반 등에서 활동했던 동아리 활동상을 추억할 수 있도록 동아리 부스도 설치한다. '오만과 편견', '설득', '동물원을 샀어요' 등 사회 생활지침서가 될 책 10권을 준비해 졸업생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수원정보과학고는 9일 '부모님 거친 발을 닦으며 불효도 씻어요'라는 주제로 졸업식을 진행한다. 졸업생은 '부모님을 위한 시낭송'과 함께 학부모의 발을 씻겨드리며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조금이나마 보여줄 예정이다.

이밖에 시흥시 장곡중학교 교사들과 후배 재학생들은 졸업생들을 위해 축하 댄스를 준비했다. 고양시 정발중학교는 학생들의 나눔 봉사 영상물을 상영한다. 또 졸업생 우수 UCC 영상, 교사들의 축하공연, 풍선날리기 등의 프로그램이 학교별로 진행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참여ㆍ소통ㆍ나눔의 인권 친화적 축제형 졸업식이 되도록 일선 학교에 권장하고 있다"며 "인성이 올바로 선 졸업식, 감사와 격려가 함께 하는 졸업식, 폭력 없는 졸업식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과 경기지방경찰청은 졸업 시즌을 맞아 '밀가루 졸업식', '알몸 졸업식' 등 폭력성 짙은 졸업식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비상 근무조를 편성해 순찰ㆍ예방 활동을 강화한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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