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이후 단 한 번도 이발해 본 적이 없다는 소년에게 어느 날 입대영장이 날아왔다. 경상북도 경산에 사는 정대현(22)씨. 언뜻 보기엔 평범한 청년이지만 모자를 벗는 순간 머리카락이 아래로 끝도 없이 떨어진다. 긴 머리가 아닌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는 이제 남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관문 앞에 섰다.
입영통지서를 받은 청년들이 심란한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대현씨는 20여년 간 정든 자신의 머리카락들과 헤어진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2일 밤 8시 50분 방송하는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모두를 긴장하게 만든 미용실 커트 모습부터 입대 순간까지 동행하며 카메라에 담았다.
일산 강아지 패션계를 주름잡는 디자이너 박선자(62)씨의 사연도 소개된다. 애완견 미미를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는 그가 만든 옷은 무려 300벌. 내복에 청바지, 패딩, 한복까지 다양한 종류의 강아지 옷들로 가득 찬 집안이 조금 유별나게 보일지 몰라도 그에게는 남다른 사정이 있다. 불우한 집안 환경으로 예쁜 옷은 단 한 번도 입어보지 못했다는 유년시절의 한을 강아지 옷을 만들면서 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옷을 만들어 하나 둘 주위에 나눠주다 보니 어느새 동네 강아지들의 패션을 책임지는 디자이너가 됐다.
15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굳어버린 몸으로 9년 동안 2,964번이나 산에 오른 이병재(60)씨의 희망가도 방송된다. 건강을 회복해 택시 운전을 하는 게 꿈이라며 3,000번을 채울 때까지 등산을 멈출 수 없다는 이씨의 등산길을 소개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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