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새로운 방식의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순정만화계의 대모'로 불리는 만화가 황미나씨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 영화제작사 쇼이스트인터내셔날은 31일 "황 작가의 웹툰 <보톡스> 를 원작자인 황씨의 연출로 영화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작자인 만화가가 직접 영화의 메가폰을 잡는 일은 이례적이다. 4월 촬영을 시작하는 '보톡스'는 가을에 개봉할 예정이다. 보톡스>
황씨는 31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만화를 처음 시작할 때처럼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만큼 한편으론 설레고 즐겁다"고 했다.
그는 1980년 <이오니아의 푸른별> 로 만화계에 입문해 33년간 <굿바이 미스터 블랙> , <레드문> ,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낳은 대표적 여성 만화가다. 오랜 기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한 탓에 전문가들은 그의 만화를"현대 만화의 흐름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한다. 최근엔 그 동안 소장해온 60여 점의 육필 원고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기탁하기도 했다. 우리는> 레드문> 굿바이> 이오니아의>
영화로 만들어지는 <보톡스> 는 2009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됐다. 작가를 꿈꾸는 42세 영숙과 21세 건이의 성장 스토리를 그렸다. "중년 여성이 느끼는 삶의 공허함, 사라진 열정 등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40대 여성이 20대 청년과의 교류를 통해 마음이 보톡스를 맞은 것처럼 젊어진다는 내용을 담을 겁니다. '아줌마의 성장이야기'인 셈이지요." 보톡스>
영화감독으로 직접 나선 계기에 대해선 "영화에 원작자의 의도를 오롯이 반영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톡스는 웹툰에 앞서 7~8년 전에 시나리오로 먼저 썼어요. 처음부터 영화로 만들 생각이었죠.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어 본 감독 분들이 대개 제가 강조하고 싶은'성장'보다는 '로맨스'나 '연애'에만 초점을 맞추셔서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황씨는 "사실 오래 전부터 영화감독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했다. "저는 만화를 처음 시작할 때도 늘'영상'이 먼저 떠오르고 이를 한 컷 한 컷 자르느라 애를 먹었어요. 기본적으로 '만화와 영화는 이야기를 화면으로 보여준다'는 면에서 맞닿은 지점이 많아요. 영화 콘티보다 좀 세세하게 나눠진 콘티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따로 공부하며 철저히 준비했다"고 했다. 발품을 팔아 각종 영화 촬영 현장에 다니면서 경험을 쌓았고 최근엔 비공개로 단편 영화도 찍었다.
또 다른 만화 <저스트 프렌드> 의 영화화도 고려하고 있다는 황씨는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제대로 된 음악영화 한 편을 연출하고픈 욕심이 있다"고 했다. 저스트>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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