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로 개발한 '플레이스테이션(PS)비타'가 11일 국내 발매된다. 소니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야심작이지만 먼저 출시된 해외에서 각종 문제점들이 속속 노출되고 있어 국내 판매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번에 내놓는 PS비타는 게임 기능 외에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와이파이만 이용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3세대 이동통신으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SNS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음악 영화 등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소니는 PS비타를 휴대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게임 기능도 화려해졌다. 최신 게임뿐 아니라 영화까지 볼 수 있도록 그래픽 기능이 대폭 강화됐고, 최고 화질을 자랑하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스크린을 채택한 화면은 5인치로 커졌다. 뒷면에도 터치스크린 화면이 달려 있다. 덕분에 PS비타는 지난해 12월 17일 해외에서 먼저 선보이자마자 이틀 만에 30만대가 팔리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잇따라 터진 악재가 소니의 발목을 잡았다. 뜻하지 않은 각종 결함이 발견되며 이용자들의 원성을 산 것. 가장 큰 문제는 작동 후 수시로 멈추는 현상과 기기의 전원이 꺼지지 않는 현상 등이다. 또 일부 기기에서는 터치화면이 작동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여기에 배터리를 내장형으로 만들어 교환할 수 없다 보니 전원이 꺼지지 않으면 멈춤 현상 등을 쉽게 해결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소니 측에서는 결함을 공식 인정하고 수리를 약속했지만 이미 흠집이 난 상태다.
소니의 '나홀로' 독자 노선도 문제가 됐다. PS비타는 소니 독자 규격의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데 가격이 4GB~16GB 용량에 따라 2만8,000~7만원대로 비싼 편이다. 메모리카드가 없으면 게임 진행이 아예 안돼 비싼 가격에 대한 이용자들의 원성이 크다.
그 바람에 해외서 발매 첫 주 판매량이 32만대를 기록했으나, 크리스마스 시즌에 7만대로 급감했고, 이달 초 성적은 4만대로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날로 기능이 강화된 스마트폰들이 쏟아져 나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잠식하는 외부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게임업계에서는 PS비타의 국내 판매를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출시 전부터 PS비타의 기능상 결함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문제가 됐다"며 "스마트폰과의 힘겨운 싸움도 넘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PS비타의 국내판매를 맡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크게 문제될 것이없다는 입장이다. SCEK 관계자는 "기기에 내장된 소프트웨어(펌웨어) 갱신을 통해 멈춤 현상 등 결함을 해결했다"며 "국내에서는 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타이틀도 기기 발매와 함께 '모두의 골프6''언차티드'등 6종을 우선 내놓고 2월까지 20종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카와우치 시로 SCEK 대표는 제품 발표회에서 "스마트폰 확산으로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오히려 스마트폰에 익숙한 한국 게임이용자들에게 PS비타는 매력적인 기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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