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되려고 죽도록 공 찼다"
안정환(36)이 은퇴 기자회견에서 김주성 대한축구협회(KFA) 사무총장과의 이색적인 인연을 뒤늦게 털어놓았다.
안정환은 31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줄곧 눈물을 흘렸다. 그라운드에서 교차했던 희비를 떠올리니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무거웠던 분위기는 안정환이 김 총장과의 이색 인연을 밝히면서 확 풀렸다. 갑자기 웃음 바다가 됐다.
'축구 선수로서 전환점이 된 순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남서울 중학교 시절 처음으로 프로축구 경기장에 갔던 때를 떠올렸다.
대우 로얄즈(부산 전신)의 경기에 '볼보이'로 나갔다가 경기가 끝난 뒤 당시 최고 스타이자 우상이었던 김주성 KFA 사무총장에 달려가 사인을 청했다. 그러나 김 총장은 매정하게 거절했다. 어린 마음에 상처가 됐다.
이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안정환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때 나도 언젠가 사인을 요청 받을 정도로 유명한 축구 스타가 돼야겠다고 이를 악물었다"고 회상했다.
'중학생 볼보이'시절 김 총장에게 사인조차 받지 못했던 안정환이지만 결국 '우상'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꿈을 이뤘다. 안정환은 서울공고를 거쳐 아주대를 졸업한 뒤 1998년 부산에 입단했고 김 총장이 현역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두 시즌 동안 팀의 공수 주축으로 활약했다. 안정환은 현역 시절에도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 주저 없이 김 총장을 꼽아왔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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