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소령으로 예편한 A(45)씨는 정부의 녹색성장산업 및 신재생에너지 지원으로 관련 기업의 주식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다는 기사를 보고 관련 회사를 창업했다. 생산시설과 기술 없이 외주제작에 100% 의존하는 태양광기기 제조업체였다. 그러나 경험과 준비가 부족한 채 뛰어든 결과는 참담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수차례 외주업체를 변경하느라 제품 개발이 예상보다 늦은데다가 지인을 통한 영업만 고수하다 매출부진이 이어졌다. 결국 그는 창업 2년6개월 만에 3억원 가까이 날린 채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31일 신용보증기금이 발간한 '창업 성공ㆍ실패 사례집'에 소개된 실패 사례다. 실제 신보가 창업 5년 이내 성공기업 및 창업 3년 내 실패기업 100여개를 분석한 결과 창업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것은 경험 여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 요인 중 52.9%로 1위를 차지한 것은 '동 업종 관련 풍부한 경험'이었으며, 실패 요인도'경험부족'이 46.7%로 1위였다. 다른 실패 요인으로는 ▦자기자본 취약(16.7%) ▦무리한 투자(13.3%) ▦수요부족, 아이템 선정실패, 관리소홀(각각 6.6%) ▦입지선정 오류(3.5%) 순이었다. 신보 측은 "창업자는 관련업종에서 일정기간 종업원으로 종사하면서 업무를 익히거나 성공 점포를 방문해 노하우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그렇다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섬유제조업체에서 8년간 영업직으로 근무한 A(45)씨는 2006년 10월 지퍼 등 의류부자재 제조사를 설립했다. 우선 서둘러 창업한 것이 아니라 퇴직 후 1년 넘게 연구에 몰입해 창업 2개월 만에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A씨는 개발품을 특허출원해 업계 및 해외바이어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직장생활 동안 수십차례의 해외출장을 통해 쌓은 영업 및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과감히 개척했다. 그 결과 08년 12월 수출 300만달러를 달성하고 이듬해 수출유공포상을 수상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보 측은 성공하기 위한 창업 조건으로 풍부한 경험 외에도 치밀한 사업계획, 우수한 기술력, 좋은 사업아이템, 철저한 고객 및 품질 관리 등을 꼽으며 "한방을 꿈꾸며 창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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