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부인이 내전으로 혼란한 정정을 피해 해외 탈출을 시도했다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일간 알 마스리 알 욤 인터넷판은 1월 29일 아사드 대통령의 부인 아스마가 시어머니와 자녀, 사촌 등과 함께 다마스쿠스 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하려다 반정부 세력인 시리아자유군에 발각돼 저지당했다고 보도했다.
야권 소식통은 발각 당시 아스마의 경호부대와 반정부군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으며 탈출에 실패한 아스마는 대통령궁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시리아는 30일 하루에만 130명 가량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반군이 점거하고 있는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정부군이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 대대적인 공격을 퍼부어 2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한 반정부 운동가는 "정부군은 움직이는 것만 보면 총을 쐈다"고 말했다.
양측의 교전은 정부군이 야간 통제권을 확보하며 일단락됐지만 이 과정에서 200명 가량의 반정부군 및 시민이 체포돼 집단학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같은 날 반군 세력의 거점인 홈스에서도 정부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55명을 포함해 100여명이 숨졌다. 반체제 인사들로 구성된 시리아 국가위원회(SNC)는 다음날을 '슬픔과 분노의 날'로 정하고 국제사회의 대처를 촉구했다.
시리아 민간인의 희생이 커지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아직 발 빠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30일 "미국은 시리아 정권의 폭력과 잔혹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다음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반대해 결의안 채택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안보리 회담이 신속히 결실을 맺어 (시리아 안정에 대한) 전세계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리아에서 혼란이 계속되자 한국 정부는 30일 민동석 외교통상부 2차관 주재로 제18차 여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월 29일 만료 예정인 시리아 여행금지 지정기간을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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