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대북송금 및 현대그룹 비자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무기중개상 김영완(58)씨가 검찰의 두 번째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대북송금 특검 수사를 앞두고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11월 26일 자진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았고, 사흘 뒤 다시 출국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미국 체류 중이던 김씨를 지난 28일 불러 조사했다고 30일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김씨에게 다시 물어볼 게 있어 재소환했다"며 "일단 돌려보냈으며 필요할 경우엔 다시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스위스 비밀계좌 3,000만달러'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말 김씨에 대한 1차 조사 이후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 참고인 조사 때도 이 부분 수사에 주력했다. 대검 중수부는 2003년 7월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2000년 2월 민주당 총선자금 명목으로 김씨와 이 전 회장이 알려준 스위스 계좌로 현대상선 자금 3,000만달러를 입금시켰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얼마 후 정 회장이 자살하면서 이 부분은 미제 사건으로 분류해 왔다.
그러나 3,000만달러 미스터리가 김씨 조사를 통해 풀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2월 6일 검찰 조사를 받은 이 전 회장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요구에 따라 김씨가 알려준 스위스 계좌번호를 정 회장한테 건넸을 뿐"이라며 종전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스위스 계좌의 실체 파악이 급선무인 셈인데, 김씨도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유의미한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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