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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노선, 보수→중도 '좌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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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노선, 보수→중도 '좌클릭'

입력
2012.01.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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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4ㆍ11총선을 앞두고 6년 만에 당의 헌법격인 정강ㆍ정책을 전면 개정함으로써 당의 노선을 보수에서 중도 쪽으로 대폭 수정했다.

한나라당은 30일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이름의 새 정강ㆍ정책에서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국민 행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약속한다"며 복지국가ㆍ경제민주화ㆍ신뢰정치 구현 등을 골간으로 하는 10개 분야의 정책 방향을 내놓았다.

새 정강ㆍ정책만 놓고 보면 향후 한나라당의 전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정강ㆍ정책 개정안을 기초로 해서 앞으로 우리 당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새 정강ㆍ정책 안에 '보수적 가치'라는 용어를 남겨뒀다. 하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사실상 보수에서 중도를 향해 한발 이동했다고 봐야 한다. "정강ㆍ정책만 놓고 보면 이제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보수라기 보다는 중도"라는 평가도 나왔다. 새 정강ㆍ정책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것이 시대적 과제'임을 분명히 했고, '정부 역할 강화해 경제 민주화 실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존중' '유연한 대북정책 추진' 등을 명문화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배어났다. 현정부의 트레이트 마크였던 '선진화' '실용주의' 등의 용어가 빠지고, 그 자리를 '공정' '신뢰'등의 단어가 채웠다. '좌클릭' '현정부와의 차별화'가 이번 개정의 특징인 것이다.

한나라당의 변화는 유권자의 40%를 차지하는 중도층을 껴안지 않고서는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경제ㆍ사회 양극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정강∙정책 개정에 나선 배경이다.

개정 정강ㆍ정책에는 평생맞춤형 복지,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과학기술 기반 성장잠재력 제고 등 박 위원장이 평소 지향해온 정책 방향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 2006년 만들어진 이전 정강ㆍ정책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 철학을 체계화한 박형준 전 의원의 주도로 만들어진 데 비해 새 정강ㆍ정책은 김종인 비대위원이 박 위원장의 철학을 반영해 만든 것이다.

하지만 정강ㆍ정책은 어디까지나 선언적인 당의 지향점일 뿐이다. 때문에 이를 실천할 수 의지를 갖고 있느냐, 예산 뒷받침이 가능하느냐 등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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