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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사법불신/ 판사들 억울함 호소 속 자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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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사법불신/ 판사들 억울함 호소 속 자성론

입력
2012.01.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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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러진 화살'의 흥행으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대부분의 현직 판사들은 영화적 주장과 달리 법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만 영화를 계기로 사법부가 국민과 더 소통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어 향후 사법부의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고법의 모 부장판사는 "검색 시스템으로 영화와 관련된 민형사 판결문을 확인한 주변의 동료 판사들 모두가 누가 재판을 했더라도 지금의 결과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또 다른 판사는 "공판조서 전체를 열람해 보니, 영화가 전체 재판의 일부분을 무리하게 각색한 측면이 있다"며 "국민들이 극 영화의 경계와 현실 법체계를 혼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30~40대 젊은 판사를 중심으로 '이번 파동의 원인은 결국 사법부가 국민과 소통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는 자성론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단독판사는 "현 상황에서 사법부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영화의 법리적 잘못 유무가 아니라, 영화가 개봉된 뒤 국민이 사법부를 대하는 태도"라며 "영화 '도가니'로 홍역을 치렀음에도 국민과 소통을 게을리한 판사들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원은 국민참여재판을 확대하고, 공판을 TV로 생중계하는 방안 등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부러진 화살'때문이 아니라, 소통은 양승태 대법원장 6년 임기의 가장 큰 화두"라며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여러 정책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법(법원장 이진성)도 내달 6일 법조, 경제, 문화계 전문가들을 패널로 초청해 '소통 2012 국민 속으로'라는 행사를 개최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영화 개봉 전 이미 소통의 자리를 만들기로 결정됐고, 이번 행사가 오히려 소통의 첫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해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매년 정기적으로 행사를 개최해 국민과 사법부의 거리를 좁혀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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