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이봉건(50)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을 30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이 돈 봉투 전달자로 의심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41) 모 의원 보좌관의 윗선을 불러 조사하기는 처음이다.
이 비서관은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공보ㆍ메시지 업무를 담당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박 후보 캠프의 운영상황 등 전반적인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이 비서관을 불렀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비서관 조사가 끝나면 박 후보 캠프의 재정ㆍ조직을 총괄했던 조정만(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도 금주 중 소환할 방침이다. 조 비서관은 박희태 의장을 의원 시절부터 20년 이상 보좌해온 핵심 측근으로 전대 당시의 돈 흐름을 훤히 알고 있는 인물로 지목돼 왔다.
검찰은 고명진 보좌관도 30일 다시 불러 조사한다. 고 보좌관 소환은 지난 11일, 12일에 이은 세 번째로, 검찰은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통해 새로 확인된 자료를 토대로 돈 봉투 전달 여부를 다시 추궁할 계획이다. 고 보좌관은 앞선 조사에서 고승덕 의원실 측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돈 봉투를 돌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2008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라미드그룹(옛 썬앤문그룹) 문병욱(60) 회장의 자금 수천만 원이 박 후보 캠프 측에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30일 문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박 의장 측은 "박 의장이 라미드그룹 계열사에서 소송 수임료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변호사 수임료를 가장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이 아닌지 살펴볼 계획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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