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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테니스/ 조코비치, 5시간53분 드라마 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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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테니스/ 조코비치, 5시간53분 드라마 또 썼다

입력
2012.01.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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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스코어 1-2로 뒤진 가운데 라파엘 나달(25ㆍ랭킹2위ㆍ스페인)이 제4세트 게임스코어에서도 3-4로 뒤지고 있었다. 설상가상 나달은 자신의 서브게임에서도 3포인트를 내리 내줘 0-40, 브레이크포인트 위기로 몰렸다. 한 포인트만 더 허용하면 경기는 순식간에 노박 조코비치(24ㆍ랭킹1위ㆍ세르비아)쪽으로 기울게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

하지만 나달은 극적으로 5포인트를 따내 4-4 동점을 만들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묘기를 선보였다. 끌려가던 나달이 일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때마침 경기장에 비가 내리자 주심이 10분여 '브레이크 타임'을 선언했다. 나달은 로드레이버 아레나 경기장의 지붕을 닫고 경기를 속행해 달라고 주심에게 어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달은 결국 6-6 타이브레이크에서 조코비치를 7-5로 따돌리고 세트스코어 2-2 균형을 맞췄다. 이때까지 걸린 경기시간이 4시간39분. 호주 멜버른 현지시간 29일 오후 7시30분에 시작된 경기는 이미 자정을 넘어섰다. 특히 4세트에서만 1시간28분이 걸린 대혈투였다.

기사회생한 나달은 그러나 제5세트 게임스코어 5-5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빼앗겨 조코비치에 승기를 내줬다.

조코비치가 29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12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나달을 세트스코어 3-2(5-7 6-4 6-2 6-7 7-5)로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230만 호주달러(약 27억5,000만원).

조코비치가 대회 100번째 남자단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는 무려 5시간53분에 걸친 피땀을 쏟아야 했다. 제3세트를 제외하고 경기시간이 모두 1시간을 훌쩍 넘겼다. 이는 2009년 나달-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의 이 대회 준결승전 5시간14분을 뛰어넘는 역대 최장 시간으로 대회기록을 새로 썼다. 내용면에서도 테니스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나달과 로저 페더러의 2008년 윔블던 결승전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코비치는 특히 나달과 지난 시즌부터 결승무대에서만 7차례 만나 모두 승리를 챙겨, 천적관계를 이어갔다.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조코비치는 또 통산 4대 메이저대회 5번째 우승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윔블던과 US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3개 대회 연속 우승의 기록도 세웠다.

나달의 패인은 브레이크포인트를 20번이나 허용한 것이 결정적으로 꼽힌다. 조코비치는 이 가운데 7번을 자신의 점수로 가져졌다. 반면 나달은 6번의 브레이크포인트 기회 중에서 4번만 따냈다.

한편 전날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선 빅토리아 아자렌카(23ㆍ3위ㆍ벨라루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아자렌카는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25ㆍ랭킹4위ㆍ러시아)를 세트스코어 2-0(6-3 6-0)으로 일축했다. 아자렌카는 이로써 여자프로테니스(WTA) 랭킹에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22ㆍ1위ㆍ덴마크)를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오르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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