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월 만의 정규대회 우승은 놓쳤지만, 돌아온 '골프 황제'의 건재를 알리는 괜찮은 시즌 출발이었다.
타이거 우즈(37ㆍ미국)가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골프장(파72·7,600야드)에서 막을 내린 유럽프로골프투어(EPGA)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타수를 줄이는데 실패, 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물러났다. 우즈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하며 로버트 록(35ㆍ잉글랜드)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실상 우승 경쟁자로 꼽혔던'신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에게도 불과 1타 뒤졌다. 매킬로이는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매킬로이는 2라운드 9번 홀에서 규칙 위반으로 받은 2벌타가 아쉬웠다.
시즌 첫 대회 정상을 향해 질주하던 우즈를 막아선 벽은 록(Rock)이었다. 세계랭킹 117위인 무명의 록은 우즈와의 4라운드 동반 라운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침착한 플레이 끝에 2언더파 70타를 기록,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티샷이 워터해저드 근처에 떨어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드롭 벌타를 받은 끝에 보기로 마무리,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지난 1998년 프로 데뷔 후 15년 만에 통산 2승째.
록과 함께 4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한 우즈로서는 아쉬운 라운드였다. 3라운드까지 우즈는 절정의 샷 감각을 뽐냈다. 특히 28일 열린 3라운드에서만 우즈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는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지난해 4월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66타를 친 이후 자신의 정규대회 최저타 기록이었다. 우즈가 정규대회에서 리더보드 맨 위에 오른 건 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 이후 처음이었다. 첫 날 보기 1개 없이 버디만 2개 기록하며 공동 9위(2언더파)로 안정된 출발을 했던 우즈는 2라운드에서도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공동 4위(5언더파)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특히 3라운드 17번홀(파4) 그린에서 홀까지 20m를 넘게 남기고 친 버디 퍼트를 홀 1m 이내에 붙여 파를 잡는 등 퍼트 감각이 완전히 돌아왔음을 알렸다. 우즈는 지난해 11월 프레지던츠컵부터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게 퍼팅 조언을 받아 왔다.
지난해 12월 자신이 주최한 이벤트 대회인 셰브런 월드 챌린지에서 26개 대회, 749일 만의 우승 감격을 맛봤던 우즈는 이날 아쉽게 티샷과 아이언 샷이 흔들리며 우승을 놓쳤지만 부활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한 대회였다. 우즈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54차례 대회에서 46번이나 우승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이날 자신의 마지막 라운드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 셔츠를 입고 나섰지만 행운의 여신은 우즈를 외면했다.
한편 최경주(SK 텔레콤)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컷을 통과한 68명 가운데 공동 48위에 그쳤다. 세계랭킹 1위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도 최경주와 같은 순위로 부진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