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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훤 기자의 부동산 카페]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 공허한 정책 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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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훤 기자의 부동산 카페]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 공허한 정책 안 되려면…

입력
2012.01.2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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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그곳은 청춘과 낭만, 열정의 상징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학가는 넘치는 고민거리에 '근심촌'으로도 불립니다. 부모 등골을 빼먹는다 해서 '등골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치솟은 등록금 걱정에, 비싼 학비 내가며 졸업을 해도 사회진출이 어려운 취업난에, 이것도 모자라 학교 앞 방 한 칸 구하기 힘든 전세난까지 말 그대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대학생 전세난 해소를 위해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 공급에 팔을 걷어붙일 정도로 대학 자취생들의 거주 문제는 사회문제로까지 떠올랐습니다.

터무니없이 치솟은 전셋값과 월세로 집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대학가에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 공급사업은 '가뭄 속 단비'와도 같았을 겁니다. 이를 증명하듯 올해 1만가구 중 1차분 9,000가구에는 2만여명이 넘는 신청자들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 공급이 대단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집이 필요한 전국의 대학가 학생들에게 1만가구가 공급된 것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어렵게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 입주자격을 얻었더라도 학교 근처에서 조건에 맞는 임대주택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부의 약속은 공급할 집도 확보하지 않은 채 신청자부터 모집한 공허한 약속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 공급의 절차를 찬찬히 살펴보면 이런 우려가 지나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이 사업은 전용 임대주택 입주자격을 얻은 대학생이 학교 근처 전셋집을 구하면 사업을 위임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주인과 계약을 하고 LH가 대학생에게 보증금 100만~200만원, 월세 7만~17만원에 재임대하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즉 LH가 대학생이 구한 집의 주인과 전세계약을 한 후 학생에게는 월세를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대학가 주변에는 전세로 나온 주택이 거의 없습니다. 대학가 근처에서 전용 40㎡ 이하 주택의 집주인들은 대부분 하숙이나 월세를 놓기 원합니다. 제도가 시작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정부가 정한 사업대상 주택 기준이 까다로운데다, 임대시장의 현실을 감안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마땅한 전셋집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이런 문제점 보완에 나서겠다 합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인 만큼,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란 비난을 받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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