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학군 수요로 붐벼야 할 서울 전세시장이 잠잠하다. 매년 이맘때면 대표적 학군 인기지역인 대치동 목동 중계동을 중심으로 극심한 전세난이 벌어졌지만 올해는 이들 지역도 거래가 한산하다. 일각에선 2년 연속 ‘쉬운 수능’의 영향으로 사교육 열풍 다소 가라앉고,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너무 올라 높은 진입장벽이 학군수요를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0.02% 떨어졌다. 부동산 1번지 조사에서 송파(-0.08%)ㆍ강남(-0.08%)ㆍ광진(-0.06%)ㆍ마포(-0.03%)ㆍ서초(-0.01%)구 등이 하락했고,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변동이 없었다. 부동산114, 부동산서브 조사에서도 역시 소폭하락(0.02%) 또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방학철 이사수요가 몰리는 강남구 대치동이나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도 설 연휴 전세 문의가 늘지 않아 보합세다. 목동 A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방학특수를 기대한 전세 물건이 늘고 있었는데 방학이 끝날 때가 다 됐는데도 수요는 거의 없다”며 “목동 중심단지인 1~6단지의 경우 대부분 평형에서 1,000만원 이상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전월 대비 0.17%, 수도권 전세가격은 0.01% 각각 떨어졌다. 1월 전세가격이 하락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은 “지난해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겨울방학 전에 미리 전셋집을 선점하는 현상이 나타나 전세수요의 시기적 분산이 이뤄지며 방학철 전세난을 막았다”며 “다만 재건축 이주수요가 몰린 강동구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서울 인접 지역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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