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전격 사퇴했다. '양아들'로 불렸던 정용욱 전 정책보좌관의 비리연루 의혹이 직접적 퇴진 배경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방통위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나의 퇴임이 방통위에 대한 외부의 편견과 오해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퇴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 최 위원장은 지난 25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최 위원장은 정권출범과 함께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합쳐진 거대 방통위 초대 위원장에 올라 3년 임기를 끝내고 지난해 연임되는 등 최장수 장관(급)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종합편성채널 선정과 미디어랩 논란 등 편향된 정책으로 재임 내내 야당과 언론관련 시민단체로부터 거센 퇴진요구를 받아왔다. 특히 최근 측근 중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정 전 보좌관의 금품수수 및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권 내에서조차 '총선 전 자진사퇴' 압박이 가해졌고, 결국 정권 1년을 남겨놓고 중도하차 하게 됐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종 비리의혹에 대해선 일절 함구한 채 "말이란 소문을 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착각하게 만든다. 여러분의 상상력으로 재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갑작스럽게 사퇴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고민을 한 것으로 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고 말해 최 위원장이 정 전 보좌관의 비리의혹이 불거질 때부터 퇴진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 위원장은 약 열 흘전 방통위 상임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다. 부위원장이 대신 맡아달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위원장의 하차로 방통위는 홍성규 부위원장이 업무를 주관하게 된다. 청와대는 빠른 시일 내에 후임인선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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