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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해고 학습지 교사들 "1500일의 눈물 보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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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해고 학습지 교사들 "1500일의 눈물 보이지 않나요"

입력
2012.01.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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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학습지 교사였던 오수영(38)씨는 설 연휴에도 서울시청 앞 광장 건너편에 있는 천막으로 출근을 했다.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2008년 회사에서 해고된 오씨는 같은 신세의 동료 11명과 천막 생활을 번갈아 하고 있다. 28일이면 이들이 길 위에서 한뎃잠을 잔 지 1,500일이 된다.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사무국장인 오씨는 27일 "해고자들은 모두 10년 넘게 청춘을 회사에 다 바친 사람들"이라며 "힘들 때면 서로 의지를 하면서 꼭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재능교육 사태'는 2007년 임금단체협상에서 시작됐다. 임금 삭감안에 노조가 반발하며 파업을 하자 사측은 2008년 노조활동을 한 조합원들을 해고했다. 이때 해고된 12명의 교사들이 해고자 전원 복직, 단체협약 원상 회복을 요구하며 회사와 싸워왔다.

기약 없이 장기화된 노숙농성으로 해고 교사들은 만신창이가 됐다. 오씨는 지난 여름 생사를 넘나들 정도로 패혈증을 심하게 앓았다. 유명자 지부장은 지난해 초 자궁에서 종양이 발견돼 한 달 가까이하던 단식투쟁을 접어야 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노조 발기인으로 농성을 함께했던 이지현(45)씨가 유방암으로 숨졌다. 앞서 2005년에는 노조위원장을 지낸 정종태씨가 위암으로 숨졌고, 같은 해에는 신입교사였던 서모씨가 사측의 부당영업 강요 등 업무 스트레스를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 차례 천막이 철거되고, 회사가 고용한 용역들로부터 성희롱까지 당하는 고초도 있었다.

4년이 넘는 농성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것은 법적으로 학습지 교사는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측과 단협을 갖는 등 사실상 노조로 기능해 왔지만 사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오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날짜가 자꾸 쌓일수록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보단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더 듭니다. 꼭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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