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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과학자처럼 사고하기' 위대한 과학자 37명 "진화가 반드시 진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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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과학자처럼 사고하기' 위대한 과학자 37명 "진화가 반드시 진보는 아니다"

입력
2012.01.2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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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처럼 사고하기/린 마굴리스, 에두아르도 푼셋 지음/김선희 옮김/이루 발행·536쪽·2만3,000원

인간만이 유일한 고등 동물인가. 침팬지가 보이는 공격적인, 성적인 행동은 인간과 같은가. 인간은 누군가에 의해 설계됐을까. 진화는 반드시 진보를 뜻하는가. 지구 밖 어딘가에 생명체가 있을까. 시간 여행은 가능해질까.

<과학자처럼 사고하기> 의 저자 미국 애머스트대 지구과학과 린 마굴리스 교수와 스페인 라몬 이유이대 화학연구소 에두아르도 푼셋 교수는 과학자들의 입을 통해 이러한 궁금증을 하나 둘 풀어간다. 이 책은 이 시대의 위대한 과학자 37명과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대중과학서다.

가령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지적설계론'에 대해 생물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된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은 실수(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연선택을 극복한 유전자를 두고 '죽은 자의 유전자 책' '먼 과거의 암호화된 설명서'라 부른다. 현대 인류는 죽은 자의 암호, 즉 자연선택을 이긴 조상들의 유전자를 사용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얘기다.

그러나 자연선택과 돌연변이 같은 진화라 부르는 일련의 과정이 반드시 더 좋은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영국 캠브리지대 명예교수인 니콜라스 매킨토시는 "진화가 반드시 진보와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동굴이나 땅속에서 살다가 시력을 잃어버린 동물처럼 퇴보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002년 세상을 떠난 진화론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인류가 진화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그는 작은 유전적 차이를 갖고 우리가 속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생물학적․도덕적 타락에 기초한 인종차별주의라고 말한다.

인터뷰를 한 37명은 과학자의 언어가 아닌, 대중의 언어로 자신들이 수십 년간 정진해온 연구 분야를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과학적인 배경지식 없이도 쉽게 읽을 수 있다. 평소 과학에 관심 있지만 과학책에 쓰인 전문용어가 부담돼 읽기를 꺼렸던 이들에겐 좋은 과학책 입문서가 될 수 있다.다만 인터뷰한 내용이 비교적 짧은 점은 다소 아쉽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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