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가문 족보제작 프로젝트ㆍ눈썹진드기 우상탈출 프로젝트 제이 호슬러 지음·김기협 옮김/서해문집 발행·각 권 162쪽 168쪽·각 권 1만900원
꿀벌 애벌레 니유키가 탈바꿈에 성공해 드디어 껍데기를 깨고 세상 속으로 얼굴을 들이 밀며 의기양양하다. "나팔을 울려라!" 한 발 앞서 날개짓 하던 다른 꿀벌들은 기도 안 찬다. "대단도 하셔." "그래, 그거 안 하는 벌이 누가 있다고." "우리 벌집에 16,000마리쯤 되지." 그러자 니유키. "그래? 그렇다 치더라도 내가 깨고 나온 알은 여왕 폐하께서 손수 낳으신 알이야." "어이구 그러셔? 그런데 여왕님 외에는 짝짓기하는 벌이 없어." "나만 특별한 벌인 줄 알았어." "너는 특별한 벌 맞아." "내가 여태까지 본 벌 중에 제일 멍청한 벌이야." 깔깔.
꿀벌의 생태를 설명하는 과학만화 <꿀벌가문 족보제작 프로젝트> 를 그리고 쓴 제이 호슬러는 미국의 생물학자이며 꿀벌전문가다. 만화 그리기를 좋아해서 대학 시절에는 교지 같은 데 연재 만화를 그려 용돈도 벌었다는 그가 취미와 전공을 접목해 내놓은 첫 작품이 이 책이다. 꿀벌가문>
놀고 먹기 좋아하는 꿀벌 니유키의 좌충우돌을 통해 꿀벌 사회의 이모저모를 보여주는 책은 프로 만화가 뺨치는 그림 솜씨에다 몇 장 넘길 때마다 배꼽 잡게 만드는 창의적인 이야기와 말 솜씨가 놀랍다. 이런 상상력과 유머가 곁들여진 과학 만화를 만나기도 쉽진 않을 듯하다. 저자는 이 데뷔작으로 미국의 신인만화가상인 제릭상까지 받았다.
역시 그가 쓴 <눈썹진드기 우상탈출 프로젝트> 는 진화론과 찰스 다윈의 삶을 다룬 책이다. 다윈의 왼쪽 눈썹에 살고 있는 주근깨 꼬마 진드기 마라가 진드기 사회에 전해 내려오는 창조 신화가 진실인지를 다윈과 함께 확인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서해문집이 어려운 인문서를 만화로 알기 쉽고 입체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기획해 내고 있는 '카툰 클래식' 시리즈다. 눈썹진드기>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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