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석궁 테러 사건을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재판장 집 계란 투척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차한성(대법관) 법원행정처장은 27일 성명서를 내고 보수단체 회원들이 26일 곽 교육감 재판을 맡았던 김형두(47)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집 벽면과 유리창에 계란을 던지며 시위를 벌인 데 대해 “헌법이 수호하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차 처장은 “재판 당사자가 재판장에게 가한 테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상영되는 상황에서 일어난 이번 사태는 재판의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법부 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이 특정 현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2010년 한나라당의 법원제도 개선안 비판 이후 2년 만이다.0
차 처장은 영화 ‘부러진 화살’에 대해서는 “흥행을 염두에 둔 예술적 허구”라며 “1심에서 이뤄진 각종 증거조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채 항소심의 특정 국면만을 부각시켜 전체적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차 처장은 “이는 결과적으로 사법테러를 미화하고 사법불신을 조장하는 것이어서 심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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