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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약국외 판매' 약사회 결론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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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약국외 판매' 약사회 결론 유보

입력
2012.01.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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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손가락을 자르겠다." "저거 뭐 하는 XX야?" "지금 깽판 놓으러 왔냐." "나이 들었으면 다냐?" "뭘 조용히 해? XX놈아!"

폭력 조직원들 사이의 언쟁 같은 이런 막말이 약사들 사이에 오갔다. 2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3동 대한약사회 건물 4층 동아홀에서 개최된 약사회 임시대의원총회는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편의점(약국 외)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을 수용할 것인지를 두고 막말ㆍ욕설, 고성ㆍ몸싸움이 오갔다.

전국 355명의 대의원 중 282여명이 참석해 출석률은 높았다. 일반 약사들도 참관해 총 350여명 정도가 빼곡히 들어찼다. 총회는 7시간 가량 이어졌다.

지난 달 기존 입장을 바꿔 약국 외 판매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김구 약사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배수진을 쳤다. 그는 "그간의 (복지부와의 약사법 개정) 협의가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고 (대의원들이) 협의 중단을 결정하면 책임을 지고 약사회장직을 내려놓겠다"며 "함께 한 집행부도 전원 퇴진하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이어 "약사회를 이기적인 집단으로 공격했던 언론의 폭풍 쓰나미를 우리는 경험했다.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안고서 협의라는 정책적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위해 약사법 개정안을 팔아먹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그런 일이 있으면 열 손가락을 자르겠다"고도 했다.

이어 시작된 총회에서는 바로 고성이 터져 나왔다. 한 대의원이 "대의원회에서 결정하지 말고 약사 회원 전체 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의원 41명의 서명을 받아 긴급동의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한석원 대의원총회 의장은 "사안이 생길 때마다 전체 찬반투표를 할 수는 없다. 대의원총회는 대의기구이니 맡겨야 한다"고 제지했다. 그러자 대의원들과 일부 참관 약사들이 "말장난 하지 말라" "의약품이 약국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대한민국 약사에게 중차대한 일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면서 총회장은 삿대질과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결국 김대업 약사회 부회장이 나서서 "집행부의 전술은 약국 외 판매 의약품을 최소화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복지부와의 협의는 회원들이 깨라면 깨겠다"고 달랬다. 그는 "복지부는 22개 품목의 약국 외 판매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1.4%에 불과하다"고 설득에 나섰다.

이어 찬ㆍ반 토론이 이어졌다. 약국 외 판매를 반대하는 대의원들은 "약은 약국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취약시간 때 의료서비스는 공공의료 확충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찬성측은 "심야약국 당번제를 했지만 취약시간 서비스가 미흡해 접근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저용량, 소포장으로 안전성을 담보하면 된다"고 맞섰다.

이날 약사법 개정 수용여부에 대한 표결은 반대가 141표(찬성 107표, 나머지는 의결권 없는 위임장과 무효표 등)로 과반에 1표가 부족해 집행부의 개정 방침은 일단 유지됐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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