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주자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자 대결에선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박 위원장과의 양자 대결 지지도에서 20% 포인트 이상 뒤지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추격전도 거세다.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왜 주춤거리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박 위원장의 지역ㆍ세대별 표 확장성의 한계, 한나라당의 연이은 악재, 20~40대 유권자의 '반(反)MB 정서'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리서치앤리서치(표본수 1,000명ㆍ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가 24일 실시한 대선주자 양자 대결 조사 결과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39.0%로 안 원장(51.8%)에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밀렸다. 16~20일 이뤄진 리얼미터 조사(표본수 3,750명ㆍ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6% 포인트)에선 안 원장(56.4%)이 박 위원장(34.9%)을 21.5% 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주요 언론사의 지난 연말 조사 당시 격차(5.5~9.5%P)보다 더 벌어지는 추세이다.
이에 대해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는 26일 "박 위원장은 대구ㆍ경북과 50~60대에서는 여전히 견고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나 수도권과 30~40대에서는 외연 확대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쇄신 작업에도 불구하고 탈정치 성향이 강한 '스윙 보터'(부동층 유권자)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연이어 불거지는 여권의 돌발 악재 수습에 전력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응답자들이 박 위원장을 한나라당의 상징으로 여기는 상황에서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박 위원장 지지율만 오를 수는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정서가 확산되는 것도 마이너스 효과로 작용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국정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들의 '바꿔보자' 정서가 강해지면서 집권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박 위원장에게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 대표로 진두지휘했던 2004년과 '여당' 비대위원장인 2012년의 정치적 환경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 본부장은 "총선까지는 이런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천 개혁과 총선에서의 선전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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