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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범대생들 '이상한 교육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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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범대생들 '이상한 교육봉사'

입력
2012.01.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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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대 사범대생들이 '교육봉사'라는 명목으로 강남에 있는 고등학교의 텝스(TEPS), 일본어능력시험(JLPT) 대비반을 가르쳐야 하나요."

교육기관^대상 선정 기준 없어 도입 취지에 어긋서울대 사범대 학생들이라면 2009년부터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돼 있는 '교육봉사' 과목이 구설에 올랐다. '교육봉사'는 예비교사에게 교육의 사명감을 길러준다는 취지로 두 학기에 걸쳐 총 60시간 동안 초ㆍ중ㆍ고교 등 공공 교육기관에서 봉사 활동을 하게 하는 과목이지만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6일 서울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올 1학기 '교육봉사'에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고에서 TEPS, JLPT, 실용영어, 논술 등 방과후 수업을 하는 게 포함돼 있다"며 "교육봉사라면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나누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대 사범대 산하 교원양성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이 과목의 올해 1학기 운영 계획에는 현대고 외에도 구로구 구로고의 수능 영어독해 강의인 '대학생과 함께 하는 독해 따라잡기', 체육 관련 학과 진학을 위한 실기고사 연습인 '체대 입시지도', 경기 성남시 풍생고의 관악반 학생 지도인 '음악 교과 도우미' 등 저소득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과 직접 관련 없는 프로그램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교육봉사 과목의 수혜를 받는 공공 교육기관이 자체적으로 정해 서울대 측에 의뢰하게 돼 있다. 하지만 내용 제한이 없고 참여 학생 선정 기준도 따로 없어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구로고 관계자는 "가정 형편 등의 기준으로 선별하기보다 스스로 희망하는 학생을 참여시키고 있다"며 "이런 수업을 듣겠다는 학생들 대부분은 상위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대 사범대 학생회장인 역사교육과 09학번 고한석(22)씨는 "교육봉사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불만은 계속 있었다. 사범대생에게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시킨 고등학교도 있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사범대 학생회는 3월 개강 후 교육봉사 과목에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 학교측에 제도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 교원양성지원센터 관계자는 "'교육봉사' 과목은 대학생이 가진 지식으로 초중고 등 공공 교육기관에서 교육적 방식으로 봉사한다는 목적 외에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는 등의 교육과학기술부의 세부 지침은 없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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