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선 의원을 지낸 부산ㆍ경남 지역의 정치 원로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상우 전 국회 부의장이 26일 7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신 전 부의장은 2010년 말 간암이 발병한 이후 지금까지 입ㆍ퇴원을 반복해왔다.
경남 양산 출신으로 부산상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고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끈 민주계 출신의 대표적 정치인이었다
부산일보 정치부 기자를 거쳐 1971년 8대 총선에서 신민당 공천으로 부산 동래ㆍ양산에서 당선된 이후 9, 10, 11, 13, 14, 15대 국회 등 7번이나 금배지를 달았다.
5공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한당 탄생의 산파역을 맡아 '제도권 야당'의 실력자로 부상했으나, 정치규제법에 묶여있던 재야인사들이 해금되면서 신한민주당 돌풍을 일으킨 12대 총선에서는 오히려 민한당 경력이 약점이 돼 낙선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김영삼ㆍ김대중 세력이 주축이 된 야권의 민주화 투쟁 진영에 가세하면서 13, 14, 15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라 3당 합당으로 민자당에 합류해 여권 정치인으로 변신한 고인은 문민정부에서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하고 한나라당 부총재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국회에서는 보사위원장, 국방위원장, 정보위원장 등 상임위원장을 두루 역임했다.
고인은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당시 총재에 의해 낙천하자 김윤환 이기택 전 의원 등과 함께 민주국민당(민국당)을 창당, 재기를 모색하기도 했으나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이후 부산상고 총동창회장 등의 경력 등을 앞세워 노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부산지역 후원회장을 맡으며 정치적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
노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 재학 시절 존경하는 선배로 고인을 꼽았으며, 정치 현안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때에도 그를 찾아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런 인연 등으로 노 전 대통령의 외아들 건호씨의 결혼식 주례를 맡았고, 참여정부 시절에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역임했다.
2007년 대선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대선후보 선대위 최고고문을 맡았으며, 현 정부 들어서는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정강씨와 용주(46ㆍ영화제작사 대표)ㆍ용석(44ㆍ넥슨 임원)ㆍ용민(42ㆍ사업)씨 등 3남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30일 오전 9시. (02)3410-6903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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