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4ㆍ11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총선 지원에 전력하면서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측근들에 따르면 손 고문은 지난해 12월 야권통합을 성사시키고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여 동안 총선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하다가 최근 불출마를 결심했다. 한 측근은 "당내에서 그 동안 대선주자 및 중진들이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도 적지 않았지만 손 고문은 지역구(경기 분당을)에 다시 출마하는 것보다 총선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는 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손 고문은 최근 불출마 입장을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에게도 전달하고 총선 역할과 관련해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이 각각 서울 강남과 종로 출마를 선언한데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부산 사상구에 출사표를 던졌으므로 당내 대선주자로는 손 고문이 유일하게 한 대표와 함께 총선 지원을 맡게 될 전망이다.
손 고문은 28일 500여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광주 무등산에 오른다. 이번 산행은 사실상 대선을 향한 기지개 행보로 풀이된다. 손 고문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신년 하례식을 겸해 1박2일 일정의 무등산 등반을 계획하고 있다. 손 고문의 지지모임인 '통합연대' 회원들까지 가세하기로 해 등산 행사의 규모가 커졌다. 손 고문의 한 측근은 "매년 정초에 백범기념관에서 재단 신년 하례식을 해 왔는데 이번에는 김근태 상임고문의 별세로 연기됐다"며 "통합연대 회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산행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른 측근은 "손 고문이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가진 만큼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손 고문이 평소 자주 찾던 지리산 대신 무등산을 택한 것도 야권 통합 과정에서 홀대론이 나왔던 호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야권의 대선주자 레이스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앞서가는 반면에 손 고문은 다소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손 고문 측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지지율을 끌어올려 안 원장, 문 이사장 등과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 고문의 일정과 별도로 김두관 경남지사도 호남 지역 팬클럽 초청으로 같은 날 무등산 등반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조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지사의 산행에는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 회원 300여명이 동행할 예정이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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