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회장 조중연)가 절도와 횡령 사건에 연루된 직원에게 퇴직금에다 거액의 위로금까지 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축구협회 노조에 따르면 A씨는 2006년 경력사원으로 협회에 채용돼 회계담당으로 일하면서 법인카드 업무를 혼자 맡아 처리했다. A씨는 현 집행부가 들어선 2009년 초부터 협회 법인카드 사용액에 따라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기프트카드로 바꾸는 수법으로 3차례에 걸쳐 2,489만원어치를 빼돌렸다.
이 같은 사실은 A씨가 지난해 11월8일 새벽 다른 부서 사무실에서 축구용품을 훔치다 발각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노조는 "연간 50억원에 이르는 법인카드 사용으로 쌓인 포인트 혜택을 개인이 멋대로 가져다 쓴 만큼 형사고발을 통해 피해액을 추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협회는 A씨를 권고사직시키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면서 퇴직금과 별도로 1억5,000만원의 위로금까지 지급했다. 이 때문에 협회가 내부 비리 입막음을 위해 A씨에게 위로금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진국 협회 전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해당 액수만큼 기프트카드를 다시 가져와 그 부분은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며 "절도로 물의를 일으키긴 했지만 그 동안의 공헌 등을 고려해 권고사직시키고 전례에 따라 2년치 연봉을 위로금으로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무는 협회 임원진이 협회 내부 사정에 밝은 A씨를 감쌌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노조는 성명을 발표하고 "행정실무 책임자가 국민과 축구팬에 사죄하고 A씨 비호 의혹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며 김 전무의 퇴진을 요구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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