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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가 그녀를 깨웠다…샤라포바 호주오픈 결승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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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가 그녀를 깨웠다…샤라포바 호주오픈 결승 올라

입력
2012.01.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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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크비토바(22ㆍ랭킹2위ㆍ체코)가 최고의 여자선수다."

1970~90년대 여자프로테니스(WTA)를 주름잡았던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와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의 합창이다. 이들은 최근 2012 호주오픈테니스 여자단식 챔피언을 전망하면서 이같이 일갈했다. 힝기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크비토바를 '떠오르는 별'이라고 묘사하며 그의 플레이 하나 하나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을 비롯해 테니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올시즌 호주오픈 여자 우승자로 크비토바를 점쳤다. 특히 상대가 마리아 샤라포바(26ㆍ4위ㆍ러시아)인 경우에는 더욱 크비토바에 무게를 실었다. 왜냐하면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크비토바가 샤라포바를 세트스코어 2-0(6-3 6-4)으로 완파하는 등 최근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실제 역대 전적에서도 크비토바가 2승1패로 앞서있다.

반면 샤라포바에 대한 전문가들의 코멘트는 일언반구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잇단 부상으로 '그의 시대는 갔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질문도 거의 샤라포바의 괴성에만 집중됐다. 샤라포바는 경기 때마다 비행기 소음보다 더 심한 괴성을 쏟아내 '괴성녀'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26일(한국시간)오후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샤라포바와 크비토바의 호주오픈 여자단식 준결승전. 샤라포바가 나브라틸로바와 힝기스의 '천기누설'을 비웃듯 크비토바를 2-1(6-2 3-6 6-4)로 꺾고 2008년 이 대회 우승 이후 4년 만에 결승무대를 밟았다.

겉으로 보이는 스코어는 샤라포바의 무난한 승리를 말하지만 내용은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었다. 샤라포바는 서브에이스를 단 1개도 얻지 못한 반면 크비토바는 4개를 꽂아 넣어 기(氣)를 죽였다. 샤라포바는 위너에서도 18-29로 크게 뒤진 데 이어 더블폴트는 10-4로 속출했다.

하지만 샤라포바의 승운은 위기관리 능력에서 나왔다. 범실수에서 30-41로 상대보다 11개를 줄인 샤라포바는 특히 상대의 포인트를 따낼 수 있는 찬스, 브레이크포인트 5개를 모두 자신의 점수로 연결 지었다. 하지만 크비토바는 14개의 브레이크포인트 중에서 3개만 얻었다. 승부는 결국 여기에서 갈렸다.

18세의 나이로 2004년 윔블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만 해도 샤라포바는 '테니스 요정'으로 불리며 장기집권 태세를 굳히는 듯 했다. 2006년엔 US오픈 우승컵도 따냈다. 그러나 이후 롤러코스터 등락을 거듭한 끝에 2008년에서야 세 번째 메이저 우승컵 호주오픈을 품었다. 하지만 또다시 도진 어깨부상으로 이듬해 호주오픈은 기권해야 했다. 2010년엔 1회전 탈락, 지난해엔 16강 탈락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샤라포바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WTA 투어 로마오픈과 신시내티오픈 우승컵을 따내면서 챔피언 감을 익힌 샤라포바는 마침내 자신의 4번째 메이저 우승컵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이어 열린 남자단식 준결승에선 라파엘 나달(25ㆍ2위ㆍ스페인)이 로저 페더러(31ㆍ3위ㆍ스위스)를 세트스코어 3-1(6-7 6-2 7-6 6-4)로 따돌리고 2009년 우승 이후 3년만에 호주오픈 결승에 올랐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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