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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최고 명예' 훈장·작위 뿌리친 강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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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최고 명예' 훈장·작위 뿌리친 강골들

입력
2012.01.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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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매년 1월1일 영국과 영연방국가 국민을 대상으로 훈장 및 작위 수여 명단을 발표한다. 개인이 이룬 업적과 용기, 사회에 기여한 공로 등을 두루 따져 극소수만 선정되기 때문에 영국 사회에서는 최고의 명예로 여겨진다.

간혹 서훈을 거절한 이도 있지만 영국 정부는 해당 인사들의 신상을 불문에 부쳐왔다.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영국 내각사무처가 이런 관례를 깨고 1951년에서 99년까지 수상의 영광을 마다한 채 사망한 277명의 명단을 25일 공개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명단 공개는 시민단체들이 정보자유법에 의거해 15개월 동안 끈질기게 자료를 요구한 덕분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수상 거부자 중에는 화가 작가 배우 등 유독 유명 예술가들이 많았다. 잿빛 풍경화로 유명한 화가 L.S 로우리는 생전 무려 다섯 차례나 대영제국 훈장을 거절했다. 55년 오피서훈장(OBE)을 시작으로 61년 커맨더훈장(CBE), 68년 기사작위 등 왕실은 매번 등급을 올려 그에게 예우를 다했으나 모두 뿌리쳤다.

음울한 미래상을 그린 SF의 고전 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 를 저술한 C.S 루이스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명예작위를 거부했다. 영화 '사이코'를 연출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62년 커맨더훈장을 거절했다가 80년 사망 직전에야 기사작위를 받아들였다.

명단에는 빠졌지만 뒤늦게 훈장을 반납한 인사도 있다. 팝그룹 비틀스의 리더 존 레넌이 대표적이다. 65년 멤버훈장(MBE)을 수여한 레넌은 이듬해 영국군이 나이지리아 내전에 개입하자 항의 표시로 훈장을 돌려줬다.

이들이 훈장과 작위를 거부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문화ㆍ예술계 인사들이 명단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아 권력에 저항하고, 훈장을 구시대적 유산으로 간주하는 자유분방한 기질이 발휘됐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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