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20014년 말까지 제로(0) 수준(0~0.25%)인 현행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8월 이후 경기가 회복되는 2013년 중반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때문에 제로 금리 유지기간을 18개월이나 더 연장한 것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낙관적이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연준은 올해 처음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발표한 성명에서 올해 실업률이 현재 8.5%에서 8.2% 이하로 소폭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는 2% 아래에서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은 2.2~2.7%에 머물고, 경기가 나아지는 2014년에도 4% 이상 올라가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치는 2개월 전 예상보다 하향 조정된 것이다.
연준은 “경제가 완만하게 확장하고 있지만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주택부분은 심각하게 침체돼 있으며, 계속되는 유럽 위기는 초기 수준인 경기회복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왜 금리를 올리려 하느냐’는 질문에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 처할 경우 다른 방식으로 추가적인 지원을 할 분명한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탄이 떨어졌다고 말하지 않겠다”며 “여전히 (정책) 수단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에 따라 3차 양적완화(QE3)를 포함한 추가 경기부양책을 꺼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케빈 로건 HSBC 미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알게 된 것은 경제 여건이 좋지 않으며, 또 연준이 원하는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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