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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돈 된다" 보수적 보험사들도 투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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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돈 된다" 보수적 보험사들도 투자 나서

입력
2012.01.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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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화재는 최근 한 부실채권(NPL) 펀드에 처음으로 100억원을 투자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마땅히 돈을 굴릴 곳이 없는 와중에 은행들이 매각하는 부실채권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산운용 수익률이 5%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은행 부실채권은 10~1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에서 상대적으로 양질인 부실채권이 대거 쏟아져 나오자 그 동안 국ㆍ공채나 우량 회사채 등에만 보수적으로 투자해왔던 보험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벌써부터 보험사들의 손실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5일 부실채권 전문처리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회계법인 삼정KPMG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이 시장에 내다 판 부실채권 규모는 7조5,000억원(원금 기준)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통상 3조~4조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자산건전성 지표를 강화할 것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 데다, 부실채권을 제3자에게만 매각하도록 의무화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되면서 은행들이 양질의 부실채권까지 대거 내다팔고 있는 것이다.

공급이 늘면 수요도 증가하기 마련. 그 동안 유암코와 우리F&I 등 부실채권 전문 투자사 몇몇이 독점하던 시장에 외국계 사모펀드(PEF)와 증권사는 물론 그간 우량채 위주의 보수적인 자산운용을 해오던 보험사까지 뛰어들었다.

부실채권 투자를 결정한 보험사는 현대해상 외에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등. 현대해상과 LIG손보가 하나다올자산운용ㆍ화인파트너스 컨소시엄 NPL 펀드에 각각 100억원, 200억원을 투자했고, 동부화재는 유암코 재무안정 PEF에 225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는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 재무안정 PEF에 161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며, 롯데손보도 DIAJ 재무안정 PEF에 161억원을 투자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보험사들이 기대하는 수익률은 연 10% 이상. 한 손보사 자산운용 담당자는 "은행들이 요즘 내놓는 NPL은 대부분 담보가 있고 회수 가능성도 높다"며 "투자 활로 모색 차원에서 시범적으로 시도해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2009년부터 투자해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12%가 내부적인 수익률 목표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실채권 시장에서 보험사들이 기대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울 거란 시각도 있다. NPL 투자사 관계자는 "NPL은 투자로 끝나는 게 아니라 2년여의 회수 기간이 필요한 만큼 축적된 자산관리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보험사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하지만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수십조 자산 규모에 비해 100억~200억원 가량의 투자금액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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