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정강ㆍ정책에 기술된 '큰 시장, 작은 정부'라는 표현을 '작지만 강한 정부'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강령 제1조인 '정치'관련 조항을 뒤로 미루고 '복지'조항을 1순위로 올리기로 했다.
비대위 정책분과위 소속 권영진 의원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작지만 강한 정부가 필요한 시기"라며 "정부가 규모는 작더라도 역할을 강화해 시장질서를 바로잡고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며 복지를 확대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한나라당 정강ㆍ정책 가운데'큰 시장, 작은 정부의 기조에 입각한 활기찬 선진경제를 지향한다'고 돼 있는 부분은'작지만 강한 정부의 기조에 입각한…'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 확대를 위해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시장에만 내맡겨진 경쟁 위주 경제를 완화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령 1조도 복지 관련 조항으로 바뀐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현재 미래지향적 선진정치가 규정된 1조에는 복지 관련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또 지난 2006년 개정된 정강ㆍ정책에 불필요한 수식어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문구를 간결하게 바꾸고 조항도 줄이기로 했다. 김 위원은 "정강ㆍ정책에 있는 쓸데 없는 형용사를 많이 빼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령 18개의 조항 가운데 중복적인 내용을 통합해 10여개 조항으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책분과위는 정강ㆍ정책에서 '보수'용어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비대위가 지난 12일 '보수 삭제'문제를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정책분과위는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정강ㆍ정책 개정안을 논의한 데 이어 27일까지 분과위 차원에서 초안을 마련해 30일 비대위 전체회의에 보고해 최종 개정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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