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ㆍ11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 활동에서 범여권 통합으로 활동의 무게중심을 옮길 방침인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보수 진영의 분열을 막지 못하면 결코 총선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여권 내부 관계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박 위원장은 설 연휴 직전 쇄신파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여권 통합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누구든지 만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쇄신파 의원들은 범여권 통합을 위해 당내 대선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신당(가칭 '국민생각') 창당을 추진 중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과의 면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박 위원장이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 참석 의원이 전했다.
한 비대위원은 "여권 통합 문제가 비상대책위에서 공식 논의된 적은 없지만 복수의 비대위원이 여권 통합의 필요성을 박 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민주당과 같이 보수진영도 통합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저쪽(야권)도 그렇게 가고 하니까, 이쪽도(통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은 보수 진영의 여러 인사들을 만나는 등 범여권 통합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당 안팎에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는 내달 초쯤 박 위원장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친박계 인사들로 구성된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와의 합당 논의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보수 위기를 걱정하는 분이라면 다 만나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향후 박 위원장의 행보가 범여권 통합에 맞춰질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이학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정 전 대표 등을 만나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생각'과의 총선 연대 가능성에 대해 권 사무총장은 "너무 많이 나가는 것이다. 비슷한 가치를 지닌 분들이 찢어져서 나가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모아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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