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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베이비부머 세대의 비애와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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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베이비부머 세대의 비애와 의무

입력
2012.01.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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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보면 노인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갈등의 골이 그 깊이가 어디까지인지 헤아리기 어렵다. 얼마 전 지하철 9호선에서 노인과 말다툼 붙은 막말녀, 급식소 앞에 줄 선 노인들에게 몰염치하다고 몰아 부친 40대 남성, 홍대 앞 젊은 세대의 공유 가치인 개인주의와 산업주의, 종로3가 콜라텍에서 보는 노인세대 허무주의는 두 세대를 갈라놓는 상징적인 표상으로 우리에게 다가든다. 종국적으로 두 세대 모두 기술과 물질에서 소외되던지 지역사회의 공동 규범과 배려, 가치에서 이탈되어 매몰되는 참담한 공동체의 근간들이 될까 두렵다.

여기에서 절실한 사회적 화두는 당연히 이러한 세대갈등을 해결할 구원책은 없는 가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어떤 심각한 갈등을 갖고 있다면 이들의 갈등은 유전적 공동체이므로 풀지 않을 수 없다. 풀리지 않을 것 같던 갈등이 해결될 때 어느 한쪽의 희생(수용)과 동시에 벅찬 감동이 함께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한국사회의 세대갈등은 이러한 원리에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세대갈등의 물꼬는 당사자들이 풀어야 할 것이다.

당사자의 한 축이 바로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1955년부터 63년 사이 태어나 부족한 환경에서도 부지런함과 인내로 부의 기초를 닦았고 그래서 권리의식 강하고 사회참여도 적극적인 소위 한국 베이비부머 세대는 노쇠한 세대도 아닌데 본격 정년퇴직해 사회 뒤편에 물러나야 할 판국이 되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10년 이내 약 720만 명이 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산업화를 겪었고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마이카와 중대형 아파트를 마련한 어떻게 보면 아주 현실적인 계층이다. 동시에 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학습하고 새마을운동과도 친밀한 세대이다. 현재 한국사회를 리드하고 있지만 은퇴후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해 실버민주주의를 횡행시킨다면 젊은 세대와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큰 경제 성장에 기여했지만 가치 있는 것을 잃는데 무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율, 빈부 및 좌우 갈등, 수도와 지방 갈등 등이 잃어버린 가치의 한 단면이다. 그동안 지역 공동체를 잃었고 인본주의적 선비정신도 잃었다. 제자리로 되돌려 놓아야 하지 않을까.

베이비부머 세대가 솔선 수범해 되돌려 놓을 일차적 책임과 의무를 희생(수용)적으로 자각한다면 이것은 역사적 소명이다. 개인적으로는 자아실현을, 전체적으로는 선진사회로 진입하는 추진력을 의미한다. 중동에서 한국을 건설했던 그 열정으로 지역문화 창조공동체, 지역 교육, 보편복지의료와 선택복지, 지방자치를 바로 세우고 그 중앙 아크로폴리스에 서 있을 베이비부머 세대. 이 놀라움은 세대간 소통으로 이행되고 무한한 사회자본 축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얼마 전 한 국제 심포지움에서 "복지의 핵심은 정책과 제도보다는 사람"이라고 했던 선언은 감동적이다. 그 지역에 맞는 사람복지는 지역밀착형 복지공동체 구축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복지공동체는 베이비부머 세대 주도하 마을사업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이러한 시도는 이미 교회 지역 공동체 세우기 운동을 통해 현실성과 영향력 큰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빠져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활성화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화룡점정의 생명력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일에 대한 자발성, 연속성, 애착 등 기초체력이 많이 부족하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이 부족함을 메우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되게 해야 한다. 베이비부머들의 헌신은 지역사회의 또 하나의 당사자 축인 청소년 청년 부녀자들의 효와 충사상을 부양하고 힘 있는 화답을 유도해 결국 지역주민의,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주민에 의한 유비쿼터스 지역시민 공동체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그런데, 누가 이 베이비부머 세대의 마음에 불을 댕길 것인가.

윤성철 단국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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