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기업인과 정치지도자, 학자, 언론인들이 지역ㆍ지구 차원의 사회ㆍ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연례회의의 주제는 '대전환;새 모델 만들기(The Great Transformation;Shaping New Model)'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신자본주의 모델의 모색이나 기존 경제학의 해체ㆍ재정립등이 핵심 쟁점으로 잡혔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위기 극복의 대안 모색이 늘 회의 주제였지만, 올해처럼 자본주의 경제발전 모델의 수정과 전환을 본격적으로 앞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가장 근접했던 것이 '세계경제 기본 가정의 재정립'을 논의한 1995년 회의 정도였다.
다보스 포럼의 속성과 내재적 한계로 보아 얼마나 충실하고 구체적인 행동변화를 부를 논의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다만 세계 각국의 지도층 인사들이 자신들이 발 딛고 선 체제의 기본이념에 대한 회의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세계적 인식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이라 할 만하다. 더욱이 이런 인식의 변화가 각계 지도자들의 선구적 인식 전환이라기보다 나라마다 양상은 달라도 그 바닥의 보편적 변화 요구에 대응하는 형태로 제시됐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2008년 미국에서 불붙은 위기가 유럽으로 번진 가운데 아직까지 마땅한 진화 방책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고, 각국 내부의 경제 불평등의 심화에 따른 사회 저변층의 분출하는 변화 요구는 기존 체제ㆍ이념 방어책의 대응력을 넘어섰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작한 지상논쟁 시리즈 '위기의 자본주의(Capitalism in Crisis)'에서도 세계적 논객들이 잇따라 자본주의에 대한 고정관념의 탈피와 소득재분배 등 알려진 인류의 지혜를 활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논의가 국내에서도 활발해져야 한다. 무엇보다 성장의 단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는 구조적 병폐를 해소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효용과 생산성, 비용과 경쟁 등에 대한 기존 인식을 폐기할 각오로 인식의 대전환을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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