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카드 대출이 40조원에 육박했다. 대출 증가율이 은행 대출의 두 배를 웃돈다. 연체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자칫 가계대출 부실의 핵심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신용카드사, 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기관의 가계대출(카드 대출) 잔액은 38조2,329억원에 달했다. ‘카드 대란’ 직후인 2003년 3분기 39조3,798억원 이후 8년 만에 최대다.
카드 대출은 2010년 1분기 이후 벌써 7분기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연간 15.1% 늘어난 데 이어, 작년에도 3분기까지 평균 증가율이 12.7%에 달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2010년 5.4%, 작년 3분기까지 6.2%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상반기 중 카드 대출 잔액이 4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 이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노력에 따라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아가는 ‘풍선 효과’ 탓에 작년 4분기 이후 카드 대출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을 것으로 우려된다.
연체율도 고공행진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10월 중 카드 대출 연체율은 평균 1.8%로. 이 기간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0.7%)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1.8%)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 카드 대출을 이용하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지면 금세 부실화할 수 있다”며 “가계대출 부실의 뇌관이 되지 않도록 연착륙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