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형두)는 계금을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계원들에게 수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재성계' 계주 장모(3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2008년 귀족계 파산 사례로 세상에 알려진 '다복회' 회원이었던 장씨는 2007년 말부터 '재성계'를 운영하며 강남 귀족계의 새로운 계주로 떠올랐다. 장씨는 "시어머니가 부산 동아백화점 사주고, 남편은 유능한 펀드매니저"라고 허위로 재력을 과시해 계원을 모집했다. 계원은 대부분 골프장 운영업자 등 강남의 재력가였다.
재성계를 포함, 곗날을 따 이름 지은 '○일계'를 수 십 개나 운영하던 장씨는 2008년 부동산 개발업자 임모씨를 만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경매에 투자를 하면 3개월 내 2배의 수익을 내 주겠다는 데 속아 계금을 포함 7억원을 투자하고 다른 계원도 끌어들여 30억여원을 추가로 투자한 것.
장씨가 운영한 낙찰계는 계금 수령 순서가 정해진 번호계와 달리 매달 1,000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에 달하는 계 불입금을 받은 뒤, 이자금액을 응찰 받아 가장 높은 금액을 쓴 사람이 이자를 뺀 계금을 받아가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또 입찰 금액은 모두 비공개라 장씨 마음대로 낙찰 계원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낙찰 받은 계원에게 앞 순서에 계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다른 계에 가입을 유도, 계를 불려 나갔다. 특히 첫 달에는 계주인 장씨가 이자 없이 계금을 받도록 해 상당한 액수의 계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임씨를 감금 폭행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장씨는 2009년 계가 깨지자 계원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기를 당해 계금을 지급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안 이후에도 계속 계를 운영한 부분은 사기의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