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조일영)는 대학 교수의 학술 활동을 위해 제공되는 연구년 기간 중 학교에 보고나 승인 없이 조기 귀국해 정치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감봉 처분을 받은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유종일 교수가 해당 처분을 취소하라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학교에 보고하거나 허가를 받지 않고 연구년 대상 해외 대학과 본 소속 국내 대학을 이탈해 약 80일 간 연구 활동과 관련이 없는 정치 활동을 한 것은 연구년 제도의 목적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징계 사유가 충분하고, 국내 체류 기간이 전체 연구년 기간의 절반이 넘는다는 사정 등을 고려할 때 감봉 처분이 무겁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009년 10월 중국과 미국의 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서적 출간을 하겠다며 학교로부터 6개월간 연구년을 승인받은 유 교수는 이듬해 2월 조기 귀국해 그 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자 경선에 출마했다. 이에 대학 측은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렸고, 교원소청심사위에서도 감봉 2개월로 징계가 결정됐다.
유 교수는 그러나 "연구년 기간 내내 해당 국외 기관에만 상주해야만 할 의무가 없을 뿐더러 연구기간 내 많은 연구 실적을 내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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