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썬키스트 오렌지주스를 마시고 세안 후 더샘 화장품을 바른다. 지펠 김치냉장고에서 꺼낸 김치와 밥을 먹은 후, 다논 액티비아 요구르트로 입가심을 하고 페리오 치약으로 이를 닦는다. 코오롱스포츠의 다운패딩을 입고 외출해 친구들과 피자헛에 피자를 먹고 KB카드로 결제한다. 일찍 귀가한 날 저녁에는 대상 청정원 조미료ㆍ장류로 요리한 음식으로 상을 차리고, 강원평창수를 마시며 식사를 한다.”
가수 이승기가 지난 해 모델로 나온 각종 광고 제품을 모아 가상으로 구성해 본 ‘이승기의 하루’입니다. 최근 수년간 그랬지만 작년 CF시장에서 이승기는 최고 스타였습니다. 피겨여왕 김연아 역시 여러 편의 광고에 동시에 출연했지만 지난해는 뜸한 편이었죠.
실제로 한국CM전략연구소가 발표한 ‘2011년 광고모델 호감도’조사에 따르면 이승기는 압도적 1위였습니다. 11개 업체와 광고 계약을 맺고 있는 이승기의 연간 광고모델 계약금은 편당 7억원 상당으로 추산됩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지난해 광고로만 8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벌어들인 셈이지요.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이승기는 2009, 2010년에도 ‘광고주가 뽑은 올해의 좋은 모델상’을 2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승기가 출연한 광고를 보면 ‘먹는 광고’가 압도적입니다. 일반적으로 한 업종 당 한 회사와만 모델 계약을 맺는 것이 불문율인데, 이렇게 여러 편 광고를 찍는다는 건 그만큼 식음료업계의 ‘이승기 선호도’가 높다는 뜻이지요.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승기는 식품업계의 러브콜이 너무 많기 때문에 식품업체들을 우유업체, 외식업체, 일반 식품업체, 음료업체 등으로 세분화해 광고 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식품업계가 광고모델로 이승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많습니다. 식품의 핵심구매층은 역시 주부인데 워낙 ‘누나팬’ ‘엄마팬’들이 많다 보니 그만큼 모델수요가 많다고 합니다. 식품을 구입하는 주부의 연령층에 따라 신세대 주부에게는 ‘귀여운 남동생’ 같은 느낌, 중장년 주부에게는 ‘잘 키운 아들’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가수이기 때문에 CM송을 잘 부르는 것도 큰 강점이겠지요.
하지만 식품업계가 그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뜻 밖에도 “잘 먹어서”라고 합니다. 프로그램에서 국내 방방곡곡을 다니며 가리지 않고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이 식음료 광고모델로서 깊은 인상과 신뢰를 남긴다는 것입니다. 확실히 광고주, 광고전문가들이 보는 눈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습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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