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 특권을 보장 받은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신병 치료를 위해 수도 사나를 출발, 미국으로 떠났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예멘 의회는 전날 권력 이양을 약속한 살레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면책을 인정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의회가 통과시킨 면책법은 정치적 동기로 이뤄진 직무 수행은 처벌하지 않는 대신 테러 행위에는 면책 특권을 적용하지 않는다.
살레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국영TV를 통한 고별 연설에서 “33년 통치 기간 동안 부족한 점에 대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이제 권력을 이양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예멘 대사관과 미 국무부는 살레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해 “순전히 치료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멘 대사관은 “살레 대통령은 국민의회당 당수로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귀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멘 대선은 다음달 21일 치러진다.
살레 대통령의 미국행 소식에 예멘 국민은 거세게 반발했다. 수천 명의 시민이 사나 변화의광장에 모여 “독재자 살레와 측근들의 면책에 반대한다”며 “살레를 재판에 회부하라”고 촉구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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