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간판 아나운서인 조선중앙TV 리춘희(68) 아나운서가 23일 중국 관영 CCTV에 깜짝 등장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리춘희 아나운서가 춘제(春節ㆍ설)를 맞아 평양 조선중앙TV 스튜디오를 방문한 중국 CCTV 취재진에게 뉴스 전달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시청자에게 새해 인사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서 리 아나운서는 한복 차림으로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방송을 시작한 것은 1967년”이라며 “요즘은 여성 앵커들이 곱고 젊은데 TV 화면은 확실히 곱고 젊어야겠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할 때 소리만 치고 감정이나 개성 없이 하지 말고, 시청자들을 생각해서 부드러우면서도 말하듯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춘희 아나운서는 중국 시청자들에게 “오늘은 조ㆍ중 두 나라 인민의 민속명절인 설 명절입니다”라며 새해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평소 북한의 주요 뉴스를 전할 때와 달리 웃는 얼굴로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화면 공개를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을 보여주고 향후 대북 선전 방식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리춘희 아나운서는 지난해 10월 19일 밤 뉴스를 끝으로 모습을 감췄다가 2개월 만에 등장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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