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백령도, 연평도 등 서북도서 일대에서 이르면 26일 해상사격훈련을 한다. 지난달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후 북한과 마주한 전방지역에서 우리 군이 실시하는 첫 포격훈련이다.
해병대는 앞서 지난달 12일 서북도서에서 포 사격훈련을 했다. 훈련 1주일 후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해병대를 비롯한 전군은 사격훈련을 자제했다. 대신 병력을 이동시키는 혹한기 훈련만 진행해왔다. 군 관계자는 20일 "겨울철은 안개도 많이 끼고 날씨가 추워 포 사격에 적합하지 않은데다 포탄 소리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어 훈련을 가급적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은 K-9자주포와 20㎜벌컨포, 81㎜박격포 등 해병대가 보유한 화력 수천 발을 2시간여 동안 발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쯤 해양조사원에 훈련구역을 통보하고 이곳을 지나는 선박에 항행경보를 발령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격훈련은 항행경보 발령 후 10일 이내에 실시하는 것이 통례다.
군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에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지난달 성탄절을 앞두고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 군이 전방에 설치된 성탄등탑 3곳의 점등행사를 취소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군은 해상사격훈련을 재개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서남쪽 우리측 해상을 향해 포를 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꽃게잡이 성어기인 4~6월을 제외하고 매월 한 차례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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