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첫 본 소송에서 패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앞으로 진행될 2건의 본안 소송 중 하나만 승소하면 애플 제품들을 판매금지시킬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론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은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3건의 3세대(3G) 통신기술특허 침해 소송 가운데 1건에 대해 패소 판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데이터 전송 효율화 기술 ▦통신오류 시 데이터 보호 기술 ▦전송오류 감소기술 등 3건의 통신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만약 삼성전자가 데이터 전송 효율화 기술에 대한 이번 첫 판결에서 이겼다면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독일 현지에서 판매 금지당할 수도 있었지만 재판부가 애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판매는 지장이 없게 됐다.
이번 판결은 전 세계 10여 개국 법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30여건에 달하는 특허 소송 가운데 첫 본안 소송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나온 판결은 모두 판매금지 가처분소송 건이었다.
현재 두 회사의 특허전쟁은 ▦애플은 주로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을 앞세우고 ▦삼성전자는 통신특허기술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하는 양상이다. 애플의 공세에 맞서 삼성전자는 통신기술특허를 무기로 애플을 압박해왔는데, 기대와 달리 첫 본안 소송에서 패하게 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번 패소가 큰 흐름엔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독일에서 3월까지 총 3건의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데 이번에 1건에 대한 판결만 나온 것"이라며 "나머지 2개 중 1개만 이겨도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독일 내에서 팔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해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서 애플은 10건의 특허침해에 대해 1건만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제품이 판매금지를 당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27일(데이터 보호기술)과 3월2일(전송오류 감소기술) 본안 소송 판결이 예정돼 있는데, 삼성전자는 여기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다른 관계자는 "진짜 승부는 다음주(27일)에 벌어진다"고 말했다.
만약 애플이 지게 되면 판매가 봉쇄되는 것은 물론, 이미 판매한 부분에 대한 특허료를 물어주고 경우에 따라선 손해배상금까지 지불할 수도 있다. 또 궁극적으로 삼성과 애플이 타협을 하게 되더라도 로열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