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의 거목' 고 박완서씨의 유산 13억원이 신진 인문학자들을 위해 쓰인다. 서울대 인문대는 20일 "박씨가 남긴 사재로 조성한 기금을 인문학 분야 박사 후 연구자들에게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유족은 지난해 고인의 유산 13억원 전액을 학술기금으로 써 달라며 서울대 인문대에 기부한 바 있다.
서울대 인문대는 인문학 분야 박사학위 소지자 가운데 학위논문과 연구계획서 등을 토대로 '박완서 기금 연구 펠로우'를 매년 1명씩 선발해 2년간 월 25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연구자 중 매년 1명에겐 1년간 월 100만원씩 지급한다. 선발 대상은 "국내 대학의 모든 신진 인문학자"라고 인문대 측은 설명했다.
또 기부 받은 금액에 대학 예산을 일부 보태 기금을 운영하기로 했으며 유족도 향후 추가 기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기금은 인문학 후속 세대를 키우는데 가장 필요한 곳에 쓰일 것"이라며 "펠로우로 선발된 연구자를 위해 인문대 내에 별도 연구실을 제공하는 등 예우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측은'박완서 기금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고인의 1주기 기일인 22일 첫 펠로우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1950년 서울대 국문학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 발발로 학교를 중퇴했던 고인은 2006년 문화예술인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대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