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시가 삼성과 LG 등 우리 기업의 옥외 광고판을 일부 철거했다가 다시 설치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한 데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외교통상부는 20일 "지난해 말 우리 정부와 서방 국가들의 이란 추가 제재 조치가 발표된 뒤 테헤란시에서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등 7개국 기업의 옥외 광고 금지를 시도한 바 있다"며 "이에 따라 삼성과 LG의 옥외광고물 110개중 11개가 지난 4,5일 철거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그러나 "이란 외교부와 접촉해 우리의 우려를 표명하자 이란 외교부가 테헤란시에 공문을 보내 테헤란시로부터 조치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통보 받았다"며 "이에 따라 철거됐던 옥외광고물이 6~8일 다시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옥외광고 철거는 테헤란시가 취한 조치로, 이란 정부 차원의 대응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러나 관련 사항을 계속 주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란 외무부는 '한국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감축하기로 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그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2005년 유엔의 이란 핵 관련 제재 결의에 우리가 동참하자 한동안 한국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에 돌입할 경우 이란이 우리 기업을 상대로 보복 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미 기아차의 이란 수출이 사실상 중단되는 등 우리 기업들의 대 이란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한ㆍ이란 교역액은 185억달러(수출 72억달러, 수입 113억달러)로 전년(115억달러)보다 60%나 늘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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